신혼을 시작했을때 커피머신을 선물 받았었다. 선물 받은 포스팅은 아래를 참조 바란다.
그리고 이걸 사용해서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한 노력들이 있다.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번 포스팅은 거기에 관련된 작업이다. 본가에 갔더니 똑같은 커피머신을 구입한 에디터의 동생이 커피를 마셔보라며 한잔 내려주었다.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원두의 분쇄정도가 잘못된 것 같았다. 안돼겠다. 내가 직접 갈아야겠다. 더 곱게 만든 후 다시 내려달라고 해봤다. 그랬더니 에스프레소 1샷에서 엄청낭 커피가 내려지는 것이 아닌가?
사실 내 커피머신의 이런 문제점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의 포스팅을 검색해보면 어려워보였고, 복잡하고 매우 힘든 작업이 될 것 같기에 미뤄왔던 것이다.
그런데 당근에서 뚝딱 구입한 동생의 제품도 저렇게 잘 나온다? 정확히 같은 모델인데?
이제는 때가 되었다. 육아 핑계도 관두자.
계속 미뤄왔던 숙명같은 작업을 드디어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이렇게 파워가 약한 원인은 바로 해외직구모델 vs 국내정발모델의 차이에 있었다.
판매국가별로 뭐가 달라지기에 이렇게 커피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가? 싶다면 그 차이는 바로 전기의 차이다.
유럽은 230v 50hz의 전기를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220V 60hz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기와 구동주파수가 맞지 않는 모터를 사용하면 어떻게 되느냐?
한국의 220V 60Hz 전기를 유럽의 230V 50Hz 워터펌프에 사용하면 주파수의 불일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의 차이로 인해 워터펌프의 동작이 불안정해지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워터펌프와 같은 전기장치는 제조사가 명시한 전압과 주파수 범위 내에서만 올바르게 작동하도록 설계됩니다. 따라서 한국의 전기 시스템과 유럽의 전기 시스템 간의 주파수 차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워터펌프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전기 변환 장치나 주파수 변환기 등을 사용하여 적절한 전압과 주파수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워터펌프의 사양과 설계에 따라 적합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워터펌프 제조사나 전문가와 상담하여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ChatGPT가 생성한 뻔한 답이지만 맞는 말이다.
크레마가 충분치 않았고 꽤 곱게 갈았을때 추출 버튼을 눌러도 아무 커피도 내려오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먼저 성공한 선구자들의 포스팅들을 참고했다. 아래 포스팅을 들어가 참조해도 좋다.
같은 내용이겠지만 홈 바리스타라는 사이트에 indend007이라는 분의 실험 결과가 놀랍다.
http://www.home-barista.com/espresso-machines/ulka-ex5-pump-replacement-t19762.html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를 클릭해서 주제와 이야기에 대한 full thread를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한국인이신듯한데 실제로 관련 랩에서 일하시는 듯? 유량측정기계를 가지고 전기의 스펙에 따른 EAX5 펌프와 EX5펌프의 성능차이를 실험해서 밝혀낸 내용이 놀랍다.
똑같은 9bar 성능의 펌프가 210~230V 전압과 50hz~60hz 주파수의 범위 안에서 1분에 물을 80cc 밖에 못 밀어내기도 하고 300cc까지 뿜어내기도 한다는 것이 놀랍다.
무작정 시작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의 나였기에. 또 다시 선배들의 포스팅을 빌려 작업을 진행해본다. 인터넷을 뒤져 재료를 열심히 모았다.
https://flowingtime.tistory.com/entry/%EB%93%9C%EB%A1%B1%EA%B8%B0-EC680-%ED%8E%8C%ED%94%84EAX5-%EA%B5%90%EC%B2%B4-%EB%B0%A9%EB%B2%95
https://pashiran.tistory.com/1082
레퍼런스는 많을수록 좋다.
이제 작업을 시작하자.
먼저 오늘의 손님을 모신다. 드롱기 EC685모델이시다.
그리고 공구를 입장시킨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일제 컬러풀 일자 드라이버 세트. 물론 예쁘다고 일자 드라이버의 불편한 작동방식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헛나가기 쉬워 다치기도 일쑤.
처음엔 필요없을 것 같았으나 나중에 필요해지게 된다.
정말 중요하다. 이게 없으면 할 수 없다.
스팀 / 보일링워터 탭을 분리한다.
요걸 분리하는것이 가장 먼저다. 첫 작업으로 쉬운게 걸려서 너무 다행이다. 시작이 반이다.
후면에 있는 나사를 분리한.... 앗. 별나사. 별나사다. 다른 공구가 필요해졌다. 두번째 scene만에 벌써 암초를 만났다.
그렇개 하면 열리는 상단 뚜껑. 아무 기능이 없는 것 처럼 보여도 에스프레소 컵을 데우는 전기장판 아니 히트플레이트 역할을 하는 녀석이다.
마치 두개골을 여는 것처럼 들어서 열어주면 안쪽 구조가 보인다. 언뜻 봐서 한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펜치로 상단부에 고정되어있는 클립을 먼저 제거해준다. 물이 순환하는 상황에서 기계 내부에 조금이라도 물이 새면 안되니 아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펜치가 필요한 이유이다.
클립을 제거하면 한쪽을 빼낼 수 있다.
다시 상단으로 돌아가 단자를 분리한다.
이게 스팀/카푸치노 파이프 때문에 잘 분리되지 않는다. 진짜 애먹었다. 요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해보면 진짜 어렵게 분리된다.
여기서 별나사가 등장해야한다. 바닥부 커버를 벗기면 아래와 같은 구조의 바닥이 나타난다.
여기서 분리의 이유를 설명드려야 하겠다. 바닥을 뜯었으나 본체를 하우징과 분리하기 위해 여길 통과하는 케이블들은 분리를 해줘야 한다.
여기는 상단부다. 상단부의 경우는 전면 조작부로 가는 전원 케이블과 데이터 케이블이 연결되어있어 먼저 분리해준다.
이 이상 분리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워터펌프 교체가 목적이므로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된다.
상단 히팅패널에 전원 공급용으로 세로로 길게 뻗어있는 이 케이블도 임시로 분리해준다. 다른 케이블과 헷갈리지 않게 유성매직으로 표시를 해두었다.
이 코끼리처럼 생긴 부분은 전원버튼 되시겠다. 잘 밀어서 빼면 빠진다.
드디어 빠진다. 침출부 커버가 가장 힘들었다.
본체를 케이스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이유는 그 안에 오늘의 목표인 워터펌프가 있기 때문이다.
고집스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버티던 코어가 드디어 열렸고 잠깐 이 상태를 즐기면서 사진을 찍었다.
기판도 한번 봐주고. 각종 파트로 연결되는 페리페럴들과 파워케이블들이 보인다. PUMP / HEATER / LINE / LINE / NEUTRAL등의 글자개 보이는가. 그리고 온도나 시간 물량등을 컨트롤할 것으로 예상되는 MCU가 가운데 보인다.
마침내 워터펌프다. 230V 50Hz라는 우리에게는 낯선 스펙이 보인다. 그래서다. 그래서였던 것이다. 이 작업의 당위성은.
워터 펌프로 들어가는 전원을 분리해준다.
물이 흐르는 배관들이기 때문에 연결부분에 신경 쓴 부분들이 보인다.
사진으로만 보던 부분을 눈앞에 놓고보니 희열이 차오른다. 하지만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완성때까지 속도감있게 밀어붙인다.
완전히 빼냈다. 새로운 제품을 꺼낸다.
파손에 약하기에 에어쿠션으로 감써져있다.
매력적인 레드컬러의 구 제품과 블랙 컬러의 EAX5다.
퇴근하고 작업하니 힘이든다.
다시한번 스펙을 확인한다. EAX5는 220V 60Hz다.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커피를 내릴때 즉 제품이 동작할 때 황동제품은 소음이 고무대비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이건 구제품의 고무 소재로 변경들을 많이 하신다. 하지만 에디터는 그냥 사용하기로 한다. 황동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 선택으로 소음과 진동이 심해지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이쪽으로 물이 나온다.
220V 60Hz 마음이 편안해진다. Welcome home baby. 이게 한국의 맘마(전기)란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빠트린 과정없이 피스없이 그대로 꼼꼼하게 넣어주면 된다.
재조립이 완료되고 나사 피스가 발견되는 사태만 피하면 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물이 지나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결합에 신경을 쓰는것이 좋다. 내부에서 물이 새면 부식되고 세균 번식하고 오래지않아 교체하게 될 수 있다. 물론 순수 물만 지나가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것의 통로보다는 낫긴 하다.
많이 더럽다. 깨끗히 쓴다고 했는데.
이제 끝이 보인다.
조립을 완료하기 전까지 남는 나사가 있진 않은지 더욱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남았다? 어쩔 수 없다. 쿨핟게 다른 제픔을 분해할 때 사용하도록 하자. 그 곳은 나사가 모자랄 수(?)도 있다.
조립을 마치고 이제 테스트를 해볼 시간이다.
커피를 안착시키고 데디카를 가동한다.
비디오로 Attach한다.
이전보다 조금 물 줄기가 강력해진 것 같았다. 내가 기대한 것이 이정도는 아니기에 조금 실망도 되었다.
그러나 10수회 사용해보니 이젠 확연히 강력해짐이 느껴진다. 프로페셔널 제품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껴질 정도면 너무 막 나간 것 일까? 그렇지만 너무 강력한걸. 워터펌프도 적응하는 적응기가 필요했던것일까?
근거없는 이야기일 수 있으니 말을 아끼자. 분명한 것은 이제는 더 이상 불완전하게 내려진 샷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누구도 가전제품을 구입할때 국내 전기와의 정합성을 체크해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포스팅으로 해외직구한 제품을 사용할때는 그것이 꽤 필요하며, 유의미한 성능 차이를 내기에 꼭 필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모터/펌프같이 단위 시간당 회전수에 민감한 제품은 말이다.
파워풀한 커피머신과 더욱 곱게까지 갈아주는 그라인더 조합이 완성되었다. 앞으로 특별한 변동이 생기지 않는 이상 이 조합으로 쭉 이어갈 것 같다. 한잔이 가져다주는 각성, 그 즐거운 커피생활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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