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5번 포스팅과 같은 날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
Drink & Draw 행사가 열리는 Bat Haus Coworking and Event Space로 간다.
매주 수요일 저녁 8시~10시 30분. 20달러의 입장료는 무제한 맥주와 2시간 30분 동안 피규어 모델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내가 이번 여행에서 메인 이벤트로 선정한 드링크 앤 드로다. 사실 문화와 예술과 경제의 중심지 뉴욕에서는 아무 거창할 것 없는 이벤트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0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던대로 나는 목표없이 표류하던 휴가지 선정에 이 event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아래 포스팅 참조)
이 이벤트는 당시 facebook을 통해 2013년 11월에 시작한 것으로 나온다. 올해로 10년을 향해가는 행사.
바우하우스라는 곳이 자신의 건물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행사인지, 장소를 대관하여 누군가 운영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무려 10년이라면 전자가 아닐까 합리적인 추측을 할 수 있겠다.
입구에는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있고, 캔맥주가 담겨있는 cooler가 있다. 원하는 만큼 맥주를 가져가 마실 수 있다.
파스텔 종류는 상태가 좋지 않았음. 새로 하나 구비해주면 좋았을 것 같다.
펜슬류는 많았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종류도 모르는 도구들이 잔뜩.
느낌을 보기위해 미리 테스트 해본다.
파스텔도 마찬가지.
내가 오기전에 Goods for the study에서 구입해서 준비해온 노력이 무색하게도 Drink and draw 행사에서는 미술도구를 구비해놓고 있었다. 물론 컨디션이 좋진 않았고 사용감이 많이 느껴지는 제품들이었다. 그래도 다음엔 맨몸으로 와도 되겠다 생각했다.
자리를 골라앉았다. 내부는 꽤 넓었다. 한 60명~70명까지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맥주는 두캔을 준비했고 도구는 내껄 세팅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선을 몇개 그려본다.
사람들이 빠르게 들어차고 있었다. 시끌시끌한 분위기 속에서 둘셋 둘러앉아서 대화를 하고 있었고 스태프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돌아다녔다.
이윽고 행사가 시작할 정해진 시간이 되었고 전면 스테이지 위에 한 여성이 로브를 두르고 올라갔다. 그리고 진행하는 사람은 모델이 앞으로 130초, 30초, 30초, 1분, 5분, 10분, 또 다른 10분, 20분, 30분 이렇게 자세를 바꿔가며 있어줄거라고 했다. '엄청나게 시간이 짧은데?' 그야말로 스케치가 되어야하나보다.
그리고 모델이 누드로 촬영을 진행하는 맘큼 사진촬영은 금지된다고 했다.
그렇게 드로잉이 시작되었다. 의자 하나를 놓고 의자를 이용해 다양한 자세를 취했다. 실제 인물을 놓고 그리는 것도 처음이고, 누드도 처음이고.
마치 뉴욕 유학생이 된 듯이 이 드라마같은 상황의 중심에 앉아있던 나는 모든것이 새롭고 어색했지만, 맥주 하나 까서 마시면서 슥슥 그려나갔다.
아!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었다. 나가서 Jack이랑 잠깐 쉬고왔고 다시 계속되었다.
처음엔 어색헸지만 점점 적응이 됐고 스케치를 그려나갔지만 여전히 터치는 조심스러웠고 결과는 형편없었다.
아니 그릴 당시에는 그런 생각하지 않았다. 다 끝나고나서 다른 사람들의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나하고 같은 시간이 이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 맞는가? 짧은 시간에 스케치를 너무 잘해서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 시퀀스 시퀀스를 잘 그릴뿐만 아니라 그걸 종이 한장에 느낌있게 구성하는 능력까지! 최고였다.
그림을 다 그리고 행사가 끝나고 화장실 앞의 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함께 기다리던 여성들과 대화하게 되었다. 친구들로 보이는 이 두명의 친구는 꽤 사교적이었고, 나도 꽤 이야기를 잘 했는지 우리는 근처의 Bar로 가서 한잔을 더 하기로 했다.
"2011년에 설립된 Pearl's는 브루클린 부시위크 중심부에 위치한 아늑한 동네 바입니다. 세심하게 선별된 칵테일, 냉동 음료 및 다양한 무알콜 음료가 있는 풀 바를 제공합니다. 모두 마시거나 테이크아웃할 수 있습니다. . 실내 및 실외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우리 파티오에서는 반려견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https://goo.gl/maps/45WymiEZ957x9zh37
+13476279985
Wednesday 2 PM–2 AM
Thursday 2 PM–2 AM
Friday 2 PM–4 AM
Saturday 12 PM–4 AM
Sunday 12 PM–2 AM
Monday 2 PM–2 AM
Tuesday 2 PM–2 AM
타투를 한 크루가 운영하는 이 코너 바는 로컬 주민들에게 생맥주와 메이슨-자에 담긴 칵테일을 제공한다.
드링크 앤 드로 행사 자체에서 맥주를 마시고 온 상태였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잔뜩 업되었던 것 같다.
저때만해도 밝게 웃는 것에 거부감이 들던 시절이다. 그때보다 지금이 나아진것도 있고 못해진 것도 많지만, 치과가서 죽어버린 앞니를 제거한 것만큼 잘한 것이 없을 정도다. 인상이 또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시끄럽게 웃으며 떠들었고, 거기에 와있었던 한 영국신사와 살짝 논쟁이 붙기도 했다. 나는 거기에 나름 막 대한다고 로렌은 - 아닌 걸 알면서도 일부러 - 레이시스트라느니, 동양인을 혐오한다느니 놀렸다. 그렇게 놀았다. 지금 와서 영상을 돌려보니 로렌은 귀여운 해마 (Seehorse)를 그렇게 끔찍하게 말려서 보양재료로 쓰는 것에 대해 혐오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매우 Reasonable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술을 내가 샀고 다음날 로렌과 올리비아가 밥을 사주기로 했다. 이런 문화가 어색한 것처럼 보여서 신선했다.
우리는 내일 만날 것 같다.
아기를 낳고 잊고 살았던 기묘한 이야기, 그 Season 4를 요즘 보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서 넷플릭스를 알려주었던 작품이 바로 이 Stranger Things였던 것 같다. (번역 제목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타이틀만큼은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길로 빠지는 이야기는 이만 하도록 하고, 요즘 이 TV시리즈를 보면서 요즘 써내려가고 있는 이 뉴욕여행 포스팅과 묘하게 오버랩되어 기묘한 느낌이 든다. 기묘한 이야기가 십대들의 성장 스토리이고 그 과정에서 70-80년대의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게 나에겐 어떻게 다가올까. 그곳에서 그 시간을 살지 않았던 나에게는 이번의 여행이 매우 짧은 시간의 기묘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바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다. 2011년에 시작한 이 바는 고맙게도 코로나 시기를 잘 견뎌서 현재도 영업중에 있다.
다시 부시윅에 가게되면 꼭 들르고 싶은 Bar다.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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