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을 걸어서 새벽 1시47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엄청 늦게 잤다는 이야기이다.
일어나는것도 늦었다. 잠을 푹 잤고 오늘은 오늘의 새로운 출격준비를 시작해야했다.
클모에서 산 셔츠와 양말들, 그것들을 착장하고 출격.
부시윅은 힙스터의 도시다.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날, 나는 힙스터의 동네 부시윅을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내 시간을 보내고 이후엔 어제 만난 친구들과 만난다.
11시20분에 숙소를 나와서 언더그라운드를 이용해 카페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시윅에는 실력있는 에스프레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너무 좋다. 걷기에 환상적이었다.
수제 커피, 바게트 샌드위치, 페이스트리, 정원 파티오가 있는 트렌디하고 아늑한 카페입니다.
Hip, cozy cafe with craft coffees, baguette sandwiches & pastries, plus a garden patio.
케이브 에스프레소 바가 원래 있던 곳. 그 말은 즉 지금은 Permanently closed (폐업) 상태라는 것이다.
정말 아쉽다.
케이프 에스프레소 바. 이 장소는 검색해서 들어온 곳이 아니다. 나에게 가는 길을 물어본 사람이 있었다. 나는 물론 초행이라서 길을 잘 알려줄 순 없었다. 그런데 도리어 나는 그녀에게 카페를 물어봤다.
그렇게 알게된 곳이 여기다.
그리고 그녀가 추천해준 음료를 주문한다. Cold brew.
잊지말자. 저때는 2016년이다. 한국엔 콜드브루가 없었다.
세상 누구보다 힙한 형이 커피를 내리는 것에 엄청 집중하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밖이 좋아 자칫 별로면 나갈 생각에 To go컵으로 주문.
커피를 마시면서 아무 행동없이, 조급함 없이 음악을 즐기고 멍때린다. 공사하는 소리는 옥의 티구만 ㅜ
콜드브루를 추천받았으나 여기 메뉴에서는 콜드브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젠 팔지 않는 걸까?' 했는데 그게 아니라 메뉴에는 없는, 그렇지만 요청하면 주는 그런 커피라고 했다. 그래서 더 좋다.
굉장히 힙한 곳이었다. 당시 공사중이어서 썩 조용하고 아늑하진 않았지만 원래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보냈던 이 시간들이 언뜻 보면 별것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이 장소 이 시간이 훌륭한 배경이 되어준다.
커피 한잔을 다 마시고 나왔다.
케이브 에스프레소 옆에는 NBKC라는 자전거 가게가 있다. 디자인적으로 좋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보니 브롬톤과 굉장히 유사한 느낌?
옆의 공사현장에서는 포크레인과 판 흙을 담는 대형트럭이 보였다. 포크레인하면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나고 늘 이런걸 찍어가서 보여드리면서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사진으로는 안했던 것 같다. 말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
모든 일에는 때와 시기가 있다는걸 또 깨닫는다.
이제 올리비아와 로렌과 만나야했다. 연락을 하면서 이동했다.
홍콩이야기를 했었나본데 홍콩에서 한번 놀자고 이야기를 했었던 기록이 있다. 기억은 없다. 7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집 앞에 도착 로렌 올리비아네 집 앞.
같이 만나서 밥부터 먹으러 갔다.
이 Chill한 분위기를 내는 Greenpoint의 비스트로는 호주 악센트 및 브런치 옵션과 함께 새로운 미국 요리를 제공합니다.
18 Bedford Ave, Brooklyn, NY 11222, United States
+1 718-383-5345
* Google maps에서 Table reservation을 할 수 있다.
https://maps.app.goo.gl/RJMxG2Z1C9dN76g17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본 관계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자주가는 브런치 가게에 자리를 잡았다.
분위기는 좋았다.
내부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날씨도 너무 좋고 Good vibes 가 가득했다.
샐러드를 즐기는 로렌. 리코타치즈가 한가득이다.
내 메뉴는 무엇이었을까? 파이브 리브스의 버거와 프라이를 주문했다.
버거와 프라이의 조합은 늘 옳다!
기분 좋아보이는 올리비아.
개를 끌고 산책을 하는 형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한적한 시간을 보냈다.
다음으로는 디저트를 먹으러 갔다.
37야드를 걸어 하나나 프로즌요거트로 이동했다.
Hanana Frozen Yogurt
+1 718-635-2706https://maps.app.goo.gl/A3eb6FRJr4xTReePA" target="_blank" rel="noopener" data-mce-href=" https://maps.app.goo.gl/A3eb6FRJr4xTReePA">
https://maps.app.goo.gl/A3eb6FRJr4xTReePA
여기서 놀랐던건 로렌의 한국에 대한 높은 이해도였다. 관련 지식이 굉장히 풍부하고 이 프로즌 요거트가 한국에서 처음 왔다는 것이라던지, 많은 것을 알고있었다.
찍어놓은 자료가 없는 줄 알았는데 있었다.
여자들이랑 다니다보니 여기만큼은 게이같네.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 먹었으면 또 걸어야지!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WNYC Transmitter Park이다.
한때 라디오 송신탑이 있던 해안가 공원으로 맨해튼 전망과 휴양용 부두가 있습니다.
+1 212-639-9675https://maps.app.goo.gl/Z8rSHxvbGgx4TN1y7" target="_blank" rel="noopener" data-mce-href=" https://maps.app.goo.gl/Z8rSHxvbGgx4TN1y7">
https://maps.app.goo.gl/Z8rSHxvbGgx4TN1y7
탁 트여있었다.
산책하기 좋아보였고 그래서 꽤 많은 뉴요커들이 산책을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시에 내가 적은 기억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건 내가 그때 꽤나 쿨했고 나도 그중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일 거 같다.
이후는 자유롭게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뉴욕은 정말 재밌는 곳이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아무렇지않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즐겁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남 눈치 안보고 머뭇머뭇거리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게. 사람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정말 좋을 것 같은 곳. 랜드마크 구경 같은것엔 관심 없는 나같은 자들에게는 맛있는 것 많고 놀기 좋고 교통 편리하고 물가는 비싼(?) 이곳이 최고의 선택지가 되지않을까?
뉴욕에서 귀국할 시간이다.
돌아간다. 집으로, 한국으로, 회사로 현실로. 나중에 아마도 뉴욕을 다시 찾을 일이 있을 것 같다. 여행이든 일이든 다시 이 매력적인 도시를 찾게 되었을 때, 그때는 이 2016년의 나와 상황이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예상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나의 미래의 뉴욕은 그 나름대로 잊지못할 환상적인 경험이 되겠지만, 절대로 이번의 여행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저 날들이 더 소중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9일의 휴가는 9초처럼 흘러가고 다음 휴가까지의 360일은 3만6천일처럼 길게만 느껴질 것이다. 당연하지만 암담한 이 현실에 작은 한숨이 나온다.
좋게 생각하자. 노동의 의무가 없는 0.5%의 사람이 아니라고해서 좌절하지 말자. 그보다는 어떻게 더 즐겁게 노동을 재미로 바꿀 수 있을지를 생각하자.
뉴욕은 꼭 다시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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