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맛을 좌우하는 것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좋은 원두,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 날선 분쇄기 모두 갖췄다면 여기서부터는 조금 더 신경을 써줘야한다.
커피 양을 예로들어보자면 원샷 혹은 투샷에 대한 커피용량은 해를 거듭하면서 계속 증가해왔다. 투샷은 처음엔 12그램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19그램까지 늘어났다. 맛을 연구한 결과이다.
더 좋은 맛을 찾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에스프레소 원두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이다. 점점 복잡해졌고, 원두를 배합하는 비율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었다.
그 일환으로 고안된 것이 바로 탬퍼 혹은 디스트리뷰터라고 하는 도구다.
레벨러 Leveler / 디스트리뷰터 Distributer란?
에스프레소 템퍼 espresso tamper는 적당한 양의 압력을 가해서 분쇄된 원두가루를 포타필터 Portafilter상에서 눌러주는 도구를 말한다. 그렇게 커피에 압력을 가해서 눌러주고, 샷을 땡기게되면, 템퍼를 사용하지 않았을때보다 더욱 두텁고 스무스하고 풍부한 크레마가 생긴 에스프레소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디스트리뷰터는 여기에서 하나 더 나아가 경사면이 있는 메탈 소재의 표면을 통해 지속적으로 분쇄 원두 위에서 회전시켜 더욱 밀도있고 고르고 빈틈없이 원두를 압축해주는 도구이다.
템퍼는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저가형부터 스테인리스 스틸의 하이엔드 템퍼까지 다양하다. 소재가 어떻든간에 좋은 퀄리티의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서, 템퍼는 분쇄된 원두를 적절안 압력으로 눌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탬핑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전문적인 바리스타들 마져도 이 과정을 소홀히 여겨 매번 균일한 압력을 가하지 못한다. 그래서 추출과정의 맛의 일관성이 깨지기도 한다.
레벨러를 분쇄한 에스프레소 가루와 함께 포타필터에 얹어 올리게 되면 균일한 높이의 표면을 만들 수 있다. 보통의 경우 일반적인 디스트리뷰터의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
하지만 이번에 구입한 레벨러의 역할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깊이를 밀리미터 mm 단위로 조절 가능하여 정확하게 블레이드를 회전시켜 포타필터의 표면을 압축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다. 커피를 제대로 탬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터 바스켓의 상단 림에 닿지 않는 경우에는 깊이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다는것을 의미한다. 커피를 완전히 압축하지 않고 너무 얕게 레벨링이 되면 커피가 묽고 크레마가 생기지 않는다.
스냅 매커니즘이라고 돌려서 라벨링의 깊이를 설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매커니즘으로 내가 마지막에 설정해 놓은 깊이를 매번 사용할 수 있다. 커피를 포타필터에 갈아 넣고, 레벨러를 바스켓에 넣은다음 계속해서 회전시키자. 칼날면의 힘과 깊이가 커피를 바구니 안으로 계속 밀어넣게 되고, 그러면 단단한 퍽이 만들어지고 고른 추출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선택한 제품은 반킷의 51mm 디스트리뷰터 레벨링 툴이다.
플랫한 탬퍼타입과 블레이드 형태의 디스트리뷰터를 각각 판매하고 있었다.
배송비 포함 28,500원이라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금액에 구입했다.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마감으로 인해 아깝지 않았다.
보이는대로 높이를 원하는 높이로 맞추어둔 상태이다.
여러번 해보면서 최적의 레벨링 깊이를 찾아내자.
꽤 감각있는 디자이너가 제품의 홍보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다. 느낌있게 잘 만들어서 굳이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아도 좋을 정도라고 생각되었다. 확실히 가격대에 비해 고급스럽고 묵직하다. 3방향으로 블레이드가 있어서 좋았고, 만듦새가 좋았다.
자 실제로 한번 사용해보자.
깨끗한 포타필터와 에스프레소 바스켓을 장착하여 준비한다.
갈아낸 에스프레소를 올린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올리지 말고 적당히 80%만 채운 정도의 양을 올린다.
디스트리뷰터를 오른손으로 잡고,
포터필터 위에 올린다. 드롱기 머신이라서 51mm 제품을 구입하였었고 그렇게되니 빈공간이 없이 잘 맞는다. 이게 딱 맞아야하는데 1mm라도 탬퍼가 더 크면 전혀 쓸모없게 되니 주의한다.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더 넣고 (20%) 다시 한번 레벨링해준다.
시계방향으로 부드럽게 수차례 돌려준다.
반킷 디스트리뷰터의 심플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레벨링을 마쳐놓은 상태. 필요한 원두의 양이나 압력은 스스로가 파악해나가는 수밖에는 없다.
그렇게 에스프레소를 내려본다. 크레마가 생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족스러운 탬핑이었다.
내가 커피를 잘 내린건가 의심이 들때는 추출이 끝난 포타필터를 꺼내서 에스프레소 바스켓을 들여다보면 된다. 구멍이 파였는지, 표면이 한쪽으로 기울어있지는 않은지, 모든 면이 골고루 젖어있는지를 확인한다. 위와 같이 평평하고 고르게 잘 되어있다면 성공이라고 보면 되겠다.
커피 머신을 처음 구입하고 이 디스트리뷰터를 비롯한 장비들을 하나씩 들이는 재미가 있었다.
에스프레소 잔이 없을때, 급한대로 중국에서 사온 찻잔을 이용해서 더블 샷을 받아내는 모습이다. 레벨링을 마치고 추출하여 만족스러운 샷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내린 더블 샷으로 여름에는 우유와 함께 맛있는 라떼를 즐길 수 있었다.
커피를 끓이는 이상적인 온도 95도에 PRESET으로 맞춰놓고 물을 데우자.
물을 먼저 내리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불편하고 좋지 않았다. 심미적인 효과로도 영 별로였다.
탬퍼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잔 비교해서 만들어서 마셔보고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균일하게 평평한 표면을 만드는 것을 연습하자.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해 커피 베드에 밀도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밀도가 부족한 부분을 거치게 된다. 그러면 채널링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채널링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에스프레소 추출을 마친 후 포타필터를 곧바로 분리해보면 알 수 있다.
아! 추가적으로 드롱기 뉴 데디카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중인 독자들이라면 51mm 제품을 구입하시면 되겠다. 406g의 반킷 커피 디스트리뷰터가 머피 맛을 업그레이드해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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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kapellsquare.uk/entry/화장실-매립등-교체도-내손으로-1750원으로-교체한-이야기 [KAPELL SQUARE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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