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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Tech Reviwer

[리뷰] 코니카 C35 EF x Kodak Pro Image 100 조합으로 필카에 입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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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와이프)의 친할아버지께서 사시던 집을 정리하게 되었다. 집을 정리하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게 집안의 살림정리, 기물정리다. 장모님과 장인어른 두분께서, 할아버지댁의 안쓰고 오래되고 낡은 많은 것들을 버리셨지만, 그 과정에서 오래된 필름카메라라는 보물을 발굴해내신 쾌거를 이루기도 하셨다. 

 

필름카메라를 3개나 가져오셔서 그걸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에게 주셨다. 

이건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이다. 


삼성 AF ZOOM 770

 

90년대를 살아온 가정이라면 어디에나 하나씩 있는 자동 필름 카메라다. 

삼성의 오래된 로고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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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라이프를 시작하기엔 너무 편하고 너무 일반적이라서, 이 카메라는 그대로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판매가격은 10000원.

 

 


삼성 SF-A

 

이 제품은 1984년 출시된 국내최초 전자동 오토포커스 카메라. 

상태가 너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좋다.

1984년 출시면 나랑 같은 해에 태어났는데, 그때 나온 국산 삼성카메라의 디자인이 이렇게 좋아도 되는건가?

40년 가까이 된 제품이 촌스럽지 않기 쉽지 않은데, 이 제품은 그걸 해냈다. 

물론 35mm 단렌즈에 f4.5 밝기를 가지고 있어서 스펙이 좋은 렌즈는 당연히 아니다. 

상태가 너무 좋다. 할아버지는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건 다른 카메라였으므로, 나는 이 카메라도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판매가격은 35000원. 

굿바이 삼성 SF-A.

 


코니카 C35 EF

 

딱 보자마자 아! 이거다 싶었다. 

이녀석을 실기기로 사용해야겠다 싶었다. 

 

KONICA C35 EF. 칭찬받는 헥사논 렌즈 38mm F2.8값. 감도세팅가능, 조리개+셔터스피드 조절 통합형. 

2월20일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에 이 녀석을 당연히 데리고 동행하기로 했다. 

 


필름 구입

 

내가 사는 수원에는 딱 한군데 필름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지만, 굳이 필름을 사려고 멀리 떨어진 그곳을 갈 필요가 없었고, 나는 대신 제주도에서 필름을 파는 곳을 수소문해서 구입하는 쪽을 택했다. 

 

그렇게 찾은 곳, 제주 책방무사. 가수 요조가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의 수산리에 있는 작은 서점이다. 안쪽에는 카페도 있어서 (카페 공드리 제주) 이곳에서 필름을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아름이와 함께

카페에는 사랑스러운 강아지 아름이도 있었다. 저 예쁜 모습을 보라.

안쪽의 필름 냉장고에서 그토록 갖고싶던 필름을 만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동네 사진관에서 쉽게 싼값에 구할 수 있었던 필름이 이젠 정말 구하기 힘들어졌다. 세상의 발전에 따라 필름은 구형으로 취급받아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기쁘고 기꺼이 즐기면서도 구형의 산물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 

코니카 C35가 드디어 밥을 먹는다!

아니 배터리가 밥인가?

카메라에게 필름은... 심장인가?

 

필름 장착하는 방법도 몰라서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잘 끼웠다. 

그리고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 시작 

 

유채꽃 밭에서도 찍고,

돌담앞에서도 찍고, 

꽃을 향해서도 찍었다. 제주도에서 추억을 담았다. 

돌아와서 강아지 구름이랑도 찍었다. 

 


필름 현상 신청

 

다 촬영한 필름은 필름을  반대로 감는다. 

아 그런데 나는 다 감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필름실을 열었을때, 펼쳐져있는 필름을 봤을때의 그 당황스러움이란.

그래서 필름이 망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 첫 필름 촬영이니까 망해버렸어도 경험이라고 생각하자'

라고 넘어가기로 했다. 

노란색만 남기고 색상을 제거해보았다. 

이렇게 필름 한롤을 완성하고 현상을 신청했다. 

2021년의 현상은 필름을 실물 사진으로 받아볼 일 없이, 스캔 only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실물 사진도 뽑을 수 있다. 그러나 후보정이 필수적인 초보의 사진은 실물 인화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면, 얼마든지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인화 후 스캔만 받기로 진행했다. 

요금은 4000원. 저렴하다. 마음에 들었다. 

준등기로 저렴하게 (1500원) 보내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필름을 보낸지 3-4일 뒤, 이메일 한통이 도착했다.  

 

 


인화 결과 확인

 

결과물이 압축파일로 도착한 것이다. 

이걸 압축 풀어볼때 얼마나 흥분됐는지 알만한 사람은 알것이다. 

'한장도 안찍혀있을까?'

'어쩌면 완벽하게 잘 되어있진 않을까?'

 

결과물은 다음과 같았다. 

 

정확히 36장. 인화가 되었다!

우와!!!! 필름카메라 첫 현상 완전히 성공한 걸까!

그런데 일단 첫장은 그냥 날아갔고, 다음 장부터는 한장한장 초점이 나가버린 사진들이 나타났으며, 어떤 사진은 너무 밝아서 분간하기도 힘들었다.

 

초점이 나간 사진
노출이 맞지않아 너무 밝은 사진
손가락이 가려버린 사진

ㅋ_ㅋ

쓴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나온 사진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느낀점은 따스한 노란빛이 감돌고 선예도가 살짝 떨어져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었다는 것. 굉장히 행복했다. 

 

자 여기서 포토샵을 이용한 후보정으로 사진들을 최대한 살려보자. 

 


후보정 작업

 

내 친구 포토샵으로 사진을 후보정해보자.

포토샵 온!

 

그리고 살리고 싶었던 사진을 처음부터 보정해보자. 에디터는 보정 전문가가 아니므로 느낌에 의해서 진행해보도록 하겠다. 

원본

좌측에 빛이 들어와서 하얗게 날아갔고, 모델에게서 살짝 초점이 나간것이 확인된다. 

좌측을 크롭했다. 그리고 히스토그램을 켜서 현재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레벨을 조심스럽게 조절해본다. 오! 맘에드는 상태로 변해간다. 마지막으로 핀(초점)이 살짝 나간 모델을 위해 샤픈 Sharpen 기능을 써서 살짝 잡아줘보았다. 

결과물

어떤가? 다음 사진. 

 

원본
결과물
원본

핀이 나갔고 노출이 약간 밝으며, 앞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다. 

수정을 진행해보았다. 

결과물

음.. 눈이 풀린건 어떻게 안되나보다.

 

원본

일단 호두새끼가 손가락으로 렌즈를 가렸고, 초점도 나가있다. 그리고 너무 밝게 나왔다. 초난감 삼종세트!

결과물

크롭과 샤픈, 톤과 콘트래스트, 컬러조정.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원본

아이고 우리 동물친구들. 감성 충만한 사진인데, 과다노출로 보인다. 

감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보정해보자.

수정본

샤픈, 컬러밸런스, 레벨 조정을 했다. 살짝 크롭하기도 했다. 

 

원본

ㅎ ㅑ 이건 초점은 잘 맞은 것 같은데, 너무나도 노출과다다. 

생각보다 많이 핀이 나가있었다. 노이즈를 감수하고 필터를 강하게 걸어본다. 

수정본

와 이사진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바뀐 것 같다. 하늘도 살아났고, 인물도 살아났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멋졌다. 

원본
수정본

효과가 확실하니까 재미가 있다. 

원본
수정본

표정과 질감이 더 살아났다. 원본의 색감대로 유지하기위해 레벨 조정 후 Color balance를 맞췄다. 

 

원본
수정본
원본
수정본

초점이 워낙 나가있어서 어느정도 노이즈는 감수해야할 일.

 

호두 김혜수처럼 나온 컷
수정본

딱히 보정이 필요 없을 정도

 

원본

옛날 사진기 느낌 그대로.

수정본

담벼락을 지우니까 살짝 심심한 사진이 되었다. 그래도 하늘색만 따로 보정하기도 했고, 옛날 느낌은 그대로 남았으니까.

 

원본
수정본

이제 마지막으로 한장만 더 작업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원본

카메라실을 열어서 빛이 들어갔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인데, 가로 사진 방향으로 생각하면 빛이 들어간게 맞아보인다. 처음엔 신비한 분위기 사진이고 사진기 기능이라고 주장했던 사진인데 (웃음)

최대한 수정해보자. 그리고 동백나무 색이 죽을 수 있으므로 그건 따로 살리도록 하겠다. 

수정본

이렇게 보정했다. 저때 날씨는 실제로 안좋았던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정리

 

이번엔 태어나서 처음 내 손으로 수동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보고, 현상해보고 보정해보았다.

아, 아니구나.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정말 많이 사용했었구나. 필름이 처음은 아닌데 수동은 처음이라고 표현을 정정하겠다. 

재밌었고 필름이 현상되기를 기다리는 그 시간들도 좋았다. 결과물도 특유의 감성이 느껴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실수도 많았고 선예도가 떨어지는게, 카메라의 상태도 살짝 의심되기는 한다. 하지만 노출계 배터리를 갈았으니까, 그리고 이제 촬영할때 노출이나 초점거리에 더욱 신경쓸거니까 한롤을 더 찍어보고 그 다음에 수리를 의뢰해볼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 

또한 다른 나의 카메라, 

아버지한테 받은 Rollei 35 SE 카메라를 이용해서 또 한롤의 필름을 촬영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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