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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나의/생각_thinktank

2010년 하반기 삼성전자 면접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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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F사에 연차를 내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면접 3종세트를 보러 갔습니다.
넥타이는 F사 팀원들이 졸업선물로 사주신 넥타이를 골랐습니다.
성공을 상징한다는 이탈리안 레드. F사 팀원들이 사주신 넥타이를 메고 F사를 떠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저를 보니 참 못된 놈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지만,
삼성면접에 파란 넥타이를 메고가서 스머프라는 소리를 듣기는 싫었습니다.
우와- 입이 떡 벌어지는 건물이 있더군요.
저같은 이공계 공돌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죠,

이쯤에서 인문계 여러분들의 메리트가 드러납니다.
서울 본사에서 일하실 수 있습니다.
입구는 좁지만 그 어느곳보다 좋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대강의실, 이미 긴장된 표정의 면접자들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면접준비에 한창이었고,
말로만 들었던 훈남 훈녀 진행요원들이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면접 순서는 무작위였습니다.
저는 PT - 인성 - 토론 면접 순이었습니다.

제일 자신이 없던 PT를 처음으로 하면서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속담으로 자위하고 PT대기장으로 향했습니다.
PT면접은 장학퀴즈나 도전퀴즈왕을 연상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먼저 분야별로 주제만 적힌 종이를 받습니다. 문제는 총 세문제.
만만한 것이 없었지만, 그나마 제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듯 한 주제를 고릅니다.
이것도 잘 선택해야 하는게, 첫번째 받은 종이에는 간략한 주제만 적혀있기 때문에
어떤 세부문제가 나올지는 나중에 결정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 선택한 문제의 세부 문제지를 받습니다.
20분의 시간이 주어졌고, 저는 A4용지에 간략히 주제어 위주로 적었습니다.
한문장 한문장 스크립트를 적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큰 틀 위주로 순서를 암기하고 문장은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구성할 생각이었습니다.
네..
면접장에 들어가서 종이를 안보고 PT할 생각이었습니다.
(진짜 훌륭한 프리젠터는 본인의 PPT화면을 보지 않고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는 이야기를 인턴동기에게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순서가 올 때까지,
옆사람이 말을 걸었지만 간략히 응대만 하고 계속 중얼중얼 발표내용 전체를 머릿속에 재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5분에서 7분동안 발표를 해야했고 7분이 되면 복도에 있는 진행요원이 똑똑 노크를 해줍니다.
첫면접. 문을 열기전 조금 긴장이 되었습니다.
들어갔더니 앉아서 하라고 하십니다. (서서해도 상관없다고 하셨음)
예상에 없었지만 손이나 몸 움직임을 처리하기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 앉고 테이블 위에
종이를 반쯤 접었다 펴서 펼쳐놓았습니다.
"제 발표는 5분 34초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부분에서 면접관님들이 웃으셨던 것 같구요.
계속 인상쓰고 계셨던 중간쯤 면접관님도 미소를 띄셔서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공학적인 다소 이론적인 내용을 예를 들어서 설명했습니다.
끝나니 "예를 들어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해주시고,
PT관련된 질문1개가 이어진 후 바로 인성 질문들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받은 질문은 밑에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다음 인성면접
역시 면접관님은 네분. 특이한 건 제가 들어갔던 방에는 여성임원분이 함께 계셨다는 것입니다.
PT면접과 비슷했고 표정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토론면접.
다른 조 분들이 토론했던 주제가 대강의실에 퍼졌습니다.
집단지성에 대한 찬반토론이었다는 이야기였는데,
'아.. 나도 저 주제 걸리면 잘 할 자신 있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토론엔 운이 따라주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좋았던게,
주제가 같았던 겁니다!
저희 조도 집단지성이 나왔고,
대기실에서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서로 미리 찬반을 정해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럴수가,
면접관님께서
바꿔서 진행해보자고 하신겁니다!

찬성을 하고싶었던 지원자들은 반대를 진행하게 되었고,
반대를 하고싶었던 지원자들은 찬성을 진행하였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다행히 잘 풀렸고, 좋게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
이런 말 하면 자만하고 잘난 척 한다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면접 합격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있고 솔직하고 막힘없이 모든 질문에 대답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불합격했다면 더이상 삼성에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있고 솔직하게 막힘없이 면접에 임했는데 불합격이라면
저는 그 사람이 회사의 인재상에 맞지 않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 떄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합격을 자신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날 운도 좋았습니다.
대기실에서 옆자리 분에게 인성 2번방이 압박도 없고 좋다고 들었고,
제 이름이 호명되어서 2번방 앞에서 대기하게 되었던 일,
수업시간에 다뤘던 "집단지성"에 관한 내용이 토론주제로 나온 일,

아..
모든 면접에서 솔직히, 후회없이 대답하고 나오면서 저는,
그동안도 이런 면접을 했었어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후회없는 면접이었습니다.


면접관님께 들었던 질문 중
기억나는 질문들
- 친구가 많을 것 같다. 친구들과는 만나면 무엇을 하는가?
- 왜 2지망으로 영업/마케팅을 지원했나?
   (입사지원서 제출시 2지망 3지망 꼼꼼히 체크해 두세요. 낭패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입사 후 본인의 비젼이 무엇인가?
- 노래를 잘 부르나?
   (특기란에 노래라고 적었습니다.)
- 테니스 잘 치나?
   (동아리활동란에 테니스동아리를 기재하였기 떄문)
-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나?
-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야간근무&주말근무를 많이 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인턴활동 하면서 느꼈던 직장생활은 학교생활과 어떤점이 가장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 인턴기간 프로그램을 개발해 본 적이 있는가?
- 반도체사업부에 왜 지원하려고 하는지?
- PT면접을 잘 본 것 같다고 생각하는가? (웃으면서 여유있는 표정으로 들어갔기 때문)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
" 예. 제가 자기소개를 할 때 삼성전자를 향한 보라색 지원자라고 소개했는데, 면접관님 아무도 제가 빨간 넥타이를 멘대 대해 안 물어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라색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합입니다. 파란색, 삼성의 컬러죠. 저는 푸른색으로 대변되는 기회는 이곳 삼성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붉은색 열정을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붉은색과 푸른색을 잘 조화시켜 면접관님께서 하고 계신 아름다운 보라색 (양손으로 가리킴) 을 만들어내겠습니다.
또, 오늘은 면접관님들께 제 앞모습만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입사 후엔 책상에 앉아 열심히 일하는 제 뒷모습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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