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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세상 속의/Trip to Chicago, US 2019

[CHI3] 윈디시티에서 드론 날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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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빅2를 구입하고 첫 여행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컨셉은 드론 여행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많이 날릴 생각으로 가져왔다.

플라이모어 콤보를 구입한 관계로 배터리는 3개씩이나 된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1개뿐이라면 스펙상의 30분은 커녕 실사용가능 시간은 40%선인 12분정도로 줄어들게 뻔했다. 이런 강추위라면 연속으로 3개를 쓰더라도 약 40-50분밖에 비행을 담보할 수 없다. 드론 비행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

공항에서 security control을 통과할때도 모조리 기내수하물로 들고 탔다. 
번거로웠지만 모두 이걸 위해서였다.
배터리를 가방에서 하나씩 꺼내서 진열했다.
'봤지? 나 안전하지?'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더라.

그냥 넣고도 통과가 될 수 있었던 것

윈디시티 시카고에선 바람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궁평항에서의 비행도 무사히 이겨낸 내 매빅아닌가 ㅋㅋ

여기서 잠깐 매빅2의 스펙을 살펴보자.

핫셀블라드 L1D-20c 카메라
20MP 1인치 CMOS센서
10-bit Dlog-M
10 bit HDR 동영상

여기까지는 카메라 부분! 근데 핫셀블라드가 오오오만 알겠고, 내가 저걸 다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중요한건 카메라 자랑하는게 아니고, 바람을 견딜 수 있냐는 거잖아!

..

근데 바람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그렇지만 비행에 힘든 환경이면 자동적으로 컨트롤러에 알림이 뜬다고 하니, 그걸로 판단하면 되겠다.

요런식으로 !

Too high wind velocity. Strong Wind. Fly with caution.


시카고 비행에서의 중요한 스펙은, 바로 이것!!!!!!

저온 테스트. 과연 영하 10도까지 버틸 수 있을지, 너무너무너무너무 기대됐다. 버티지 못하면 어떡하지? 지금은 사라진 호버카메라처럼 되려나? 두렵지만, 한국에서 여러번 날리면서 생긴 묘한 유대감이 마음의 안정감을 줬다. 


매빅을 꺼내어 가만히 바닥에 놓았다. 컨트롤러 화면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눈이부시다. 촛점은 쌓인 눈과 출입을 막는 와이어에 잡혀있다. 이것도 색다르다. 곧 날아올라가겠지. 기대감에 가슴이 뛴다. 

조심스럽게 레버를 당기자, 구동음을 내며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하늘로 올라간다. 컨트롤러의 화면에 옅게 흩날리는 눈발과 시카고의 눈부신 마천루가 펼쳐졌다.


사우스 룹(loop)쪽으로 머리를 틀자 대각으로 나타나는 멋진 건물들. 전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이었던 Hilton Chicago부터, Congress Plaza Hotel, 그리고 최신식으로 전면 유리로 지어진 루즈벨트 대학교 건물까지. 하늘에서 본 사우스 룹은 질서정연하고 반듯하게 나를 맞아주었다. 

   

 

장소를 옮겨 북쪽 링컨파크 사우스 필드 Lincoln Park South Field로 옮겨왔다. 여기서 바라본 Loop은 어떨까? 겨울의 한가운데로 들어온 듯 바람에 노출된 얼굴과 손이 아려가지만, 눈부시게 펼쳐진 모습에 넋을 잃고 드론을 움직여본다. 호수변의 고층건물들을 제외하면, 주거지역을 비롯한 기타지역들에서는 높은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느낌이 뻥뚫린 개방감을 선사했다. 

겨울은 춥다. 바람은 매섭다. 그러나 바람이 그치길 기다리면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드론을 날리는 일은 바람이 그치지 않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오대호의 하나 미시간호를 감상하자.


글씨체 새로 받았...

여기쯤 날릴때 걱정했던대로 High Wind Velocity 알림이 떴다. 

하지만 안전 불감증이었을까? 서둘러 착륙시키는 대신 비행을 계속했다.  


절대 무시하거나 드론이 괜찮을거라는 믿음 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마음을 빼앗겨버렸으리라.



눈때문에 워커는 젖어들어갔다. 젖은 발은 빠르게 얼기 시작했다. 

그래도 즐거우면 OK!


이렇듯 발이 얼고 손등이 터져나가는 와중에서도 하늘을 멋지게 비행하는 매빅2의 활약은 혼자의 여행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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